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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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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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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0.25. 23:15:34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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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최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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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최현우
이들은 대체로 아프거나
죽을 예정입니다
상실과 비극을 위해
연인이거나
가족과 친구를 대신하여
끊임없이 최후를 맞이합니다
평온한 노후와 올곧은 생로병사는 밋밋합니다
그런 건 사람을 울리지 않습니다
눈앞에서
나의 입술 앞에서
사라지십시오
기껏해야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영원이란
퇴근하고 돌아온 식탁에서
빵과 고기를 구워먹으며
오늘의 모욕과 내일의 다짐을 주고받거나
다 써버린 고춧가루와 소금과 다진 마늘을 걱정하면서
사랑이 먼저 씻는 동안
빨랫대의 마르지 않은 옷깃들을 손가락으로 비비며
우중충한 창밖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면서
토라져서 등돌린 그림자에
몰래 뺨을 대고
미안해 잘못했어
조곤조곤 속삭이거나 하는 일들
우리가 할 수 있는
고작 그런 영원이란
생명을 초월할 순 없겠지만
평범하게 아득한 일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가 되기 위해 누군가를 버렸습니다
사라지십시오
그러면 아름답습니다
매일 살고 다시 슬픈 우리는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것입니다
출처 : 《발견》(2020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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