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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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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명 시 모음 15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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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6.01. 11:54:03 조회: 466 추천: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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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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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명 시 모음 15편
☆★☆★☆★☆★☆★☆★☆★☆★☆★☆★☆★☆★
《1》
가로등처럼
윤기명
어둠이 내라는 밤
나 홀로 지키는 거리에 그림자 만들고
밤이슬에 젖어 빛을 내는 가로등
작은 전구 하나가 생명을 태운다
운명을 받아 드리는 가로등 불빛
어느님에 인생 길에 동반자도 되고
역사의 흐름도 보아가지만
물 흐르듯 소임만 하고 이 밤을 지킨다
달 없는 밤 그림자를 만드는
저 외로운 가로등이 내가 가는 길
☆★☆★☆★☆★☆★☆★☆★☆★☆★☆★☆★☆★
《2》
그대가 없는 거리에서
윤기명
그대가 없는 거리는
어디 인가요
여기
먼 곳 바닷가
모래위에 새긴 순간들
파도가 톤을 높이고
벼락이 치는 밤
그대가 없어지면
그래서 찾아왔어요
솔바람 부는
바닷가를
담배 한대를 물고
신사는 떠나려 합니다
☆★☆★☆★☆★☆★☆★☆★☆★☆★☆★☆★☆★
《3》
기다리는 삶
윤기명
약속은 참 쓸모가 있다
기다림을 주기에 설렘을 만든다
가을 단풍이 절정인 날
서예를 하는 동아리에서 설악산을 간다
집에서 매여 사는 아낙들이
더 멀리 가는 걸 좋아서 모임을 부축인다
설악산 단풍이 아름답지만
별로 기억나지 않으니 제대로 보아야겠다
잊혀져가는 옛 이야기
이제 새롭게 각인 시키면서 늙어가야한다
기다리는 삶은
생활에 활력을 주니 가끔 새옷을 입자
멋진 모습으로 만원 지하철에서
누군가 스처갈때 기분이 좋와지게 하자
늙어서 아름다운 마음은
내가 멋지게 사는 길로 나를 인도하는 일
밝은 얼굴이 만들어질때
내가 꿈꾸는 행복이 찾아오겠지 너에게서
☆★☆★☆★☆★☆★☆★☆★☆★☆★☆★☆★☆★
《4》
길 떠나기
윤기명
철길을 타고 먼 곳을 향하면
낮선 이방인들이 있겠지
누굴 만날까
작년에 보았단 그 사람들
얼마나 변해 있을까
지나는 시간이 주는 변화에
조금씩 만가져 가는 몸
이제 청춘은 시들어가며
기억은 잊혀지고
노여움만 간직하는 서글픔 인생
글 속에 그 사람이 누구일까
베일을 벗끼는 날
반가움이 가득 하겠지
나를 기억하는 분과.
내가 기억하는 분이
기쁨에 상면과 이별을 하려한다
☆★☆★☆★☆★☆★☆★☆★☆★☆★☆★☆★☆★
《5》
꽃
윤기명
피기는
피었는데
누가 보아주려나
고개 들어
둘러봐도
인적 없는 뒤뜰 길
꽃은
나만 좋으려 피었나
심는 이는
누가 보라 했건만
뒤뜰 길에
핀 꽃은
아름답게 웃고
혼자 지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네
☆★☆★☆★☆★☆★☆★☆★☆★☆★☆★☆★☆★
《6》
나만의 가을을 만들고 가렴
윤기명
빈티지룩으로 가는 가을
고성처럼
빛 바랜 색채가
바람에 날리고
부서진 잎새 가루가
너져분히 뒹구는 흉가 옆
화단에는 붉은 단풍이
서리에 젖어서
태양을 응시하면
삽살개가 꼬리치고
귀뚜라미를 따라 다니며
짖어대고 놀려대는
초라한 늙은이에 뜨락
긴 지팡이 대신 불쏘시게로
담배 불 붙이며 낙옆을 태운다
젊은 시절 오기는 어디가고
헛기침에 칭칭 감은 목도리는
동냥배기 친구가 되고
뻣친 머리에 눌럿쓴 삣딱한 모자
아침 햇살에 길게 늘어진
어느 가을 날 내 그림자
허허 벌써 그림자만
백세 만들고
혼자 젊은 척 사는 구나
거울보기 무서웠고
사진찍기 무서우니
금새 한살 언져지잖아
바보야
낙옆이 지면
나도 언제인가 따라 가거늘
왜 호들갑 떨며 가을을 좋와 하느냐
아직 풋내기 총각 같은
어설푼 머리속이 더 하얗게 비어있구나
비실 대는 고추잠자리
쉴곳 이나 보아주고
찬 서리맞는 국화꽃처럼
더 쇠기전에
아름답게 물들고 올 가을 지내렴
너에 그림자가 가을 속에
동화가 되어 나비춤을 추게
나만의 가을을 만들고 가렴
☆★☆★☆★☆★☆★☆★☆★☆★☆★☆★☆★☆★
《7》
다시 사랑을 하고 싶다
윤기명
저 푸른 하늘을 보니
시차 속으로 떠난 네가 보고 싶다
저 파란 나뭇잎을 보니
새 옷을 입고 떠난 너를 숲 속에서 찾고 싶다
다리 밑에 흐르는 푸른 물 바라보면
멀리 떠나간 그리움을 찾아서 흘쩍 적셔본다
간간이 들려오는 새소리에 맴도는 멜로디
사랑! 사랑! 사랑아!
바람 소리에 톡톡 튕겨 나오는 멜로디
그리다! 그립다! 그리워라!
기러기 울고 있는 계절이 찾아오면
나의 영혼은 이 가을엔 다시 사랑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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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음에 담지 못하는 일
윤기명
잠시 길을 잃고 떠 있는 물오리처럼
헤엄도 못 치며 둥둥 떠내려간다
늘 커다란 상상만 하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이제 자유로운 영혼에 날개를 달았건만
어찌 알았나 그새 나이가 차 버린다는 사실을
누군 80에도 책을 내고 오페라도 작곡을 하고
바이올린도 매일 연습을 한다는데
거적 깔고 누워서 배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촌부가 되니
다음이란 기약을 기다리는 마음속에 자갈이 굴러 가
허무한 마음속으로 커다란 파도를 기다리네
항구는 많아도 배가 없고 화물이 없는 이 신세
문득 거울에 비취어 보는 얼굴이 작아 보이는 건
그만큼 꿈이 작아져서 내가 줄었나 봐요.
전화를 걸때가 없어 약정금액도 최소화시키며
스스로 접어 가는 사회생활에 약한 남가가 되려나
금년이 가고 나면 어떤 새로운 세상에서
흥분된 마음으로 새로움에 도전하여
생활에 설렘으로 눈에 빛을 주려나
오늘도 마음에 담지 못하는 일을
먼발치에서 기다리고 저울질하면서
돌아오지 못하는 한해를 아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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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멈춤
윤기명
정지한다
쌓여간다
그리고 넘쳐나고
잠기고 쓸어 진다
작은 끈적임
잠시 서 있을 때
세상은 끝나 버린다
장대비가 내린다
쓸려오는 가랑잎이
모여 쌓여간다
물이 불어난다
넘치기 시작한다
주변을 덮어간다
다 덮어다
이제 끝난 것인가
비가 왔을 뿐인데
피가 멋었을 뿐인데
다 변해버렸다
멈춤이다
멈춤은 곧 끝남이다
막말은 멈춤을 주선한다
쓰래기 같은 생각이
세상 멈춤을 만드는 이론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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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멋진 봄날
윤기명
봄은 여인의 옷차림을
가볍고 발랄하게 하지만
어느 멋진 봄날
사나이도 화려한 변신을 합니다
꽃을 찾는 나비처럼
밝은 바바리 코드를 입고
엷은 핑크빛 남방에
땡땡이 스카프로
날아가는 남심은 여인을 부릅니다
안경 넘어로 꽃을 기억하며
새봄으로 향하는 발길에
툭 걸려 넘어진 겨울도
땅속에 숨은 얼음을 녹이고
꽃씨를 터트리는 어느 멋진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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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문풍지 보다 못한 법
윤기명
모모는 주업이 운송 중계업
돈맛 보니 생존권도 무시하고
일자리 빼앗자고 법보다 앞서가네
일제 강제 징용 소송도
돈맛에 고급 정보 주고
나라망신 준 모모들 문풍지만 못하니
찬바람 엉동설한 서민고통 막아줄
문풍지 같은 법조인 어디 없소
핏줄이 확실한 단군에 자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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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미움보다 사랑으로
윤기명
미움은 마음에 병을 만들고
자신을 아푸게 하면서
남을 힘들게 합니다
용서는 미움을 멀리 보내고
마음에 행복을 남기며
먼 미래로가는 힘을 줍니다
비들기 처럼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용서로 습관을 바꾸며 살아요
사랑으로 사는 사회에서
모난 생각은 이념 편견입니다
잘잘못을 알고 아집을 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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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밤비에 젖은 목련
윤기명
사연 가득한 잎새를 보내고 난 나목 위에
어둠고 슬픔 애상이 흘러내린다.
무성한 잎새가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되어 떠난다는 기별 남았는데
열 여덜 봉긋한 가슴을 내밀고
그리움 가득한 밤을 뒤척이고 회상하며
하얀 웨딩드레스 입고 춤추는 여인이 되어
봄날 향기를 뿜어 유혹하던 꽃나무가
긴 밤 그리움에 목이 메어 울어 줄 때
내 뜨락 목련은 밤비에 젖어 애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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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좋은 만남
윤기명
좋은 사람들과 함께 웃고 산다면
잠시 들려 가는 인생길이 고달프지 않으련만
시기와 질투로 남을 비방하고 험을 잡으면
같이 자리를 하는 사람도 많이 불편하지요
늘 함께여서 행복을 남겨주는 사람
든든한 마음에 벗이 되어 가족이 되고
가슴에 쌓인 멍울이 풀어지게
웃음을 주는 고마운 사람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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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천사의 나팔꽃
윤기명
해가 지려는 저녁
동내 골목길을 돌고있다
처음 들어선 낮설은 골목 안에서
생전 처음 맡아보는 짙은 향기가 난다
그리고 눈에는 커다란 꽃이 보인다
이 꽃은 생전 처음 보는 꽃이다
이름도 궁금하고 어떻게 생겼나 자세히
보아야 하는데 동내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댄다
막다른 골목길에서 돌아 나와야 하지만
천사의 나팔꽃을 만났다
천사의 나팔꽃이란 꽃 이름에 어울리는
커다란 꽃이 초저녁 보름달처럼 다가온다
너를 만나서 목련 보다 더 큰 꽃 모습에 놀라고
그윽한 향기에 다시 놀라니
봄에 피는 목련 같이
내 마음을 서글프게 하는구나
천사의 나팔꽃이여
나에 어두운 마음을 밝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우울한 시간이 오면
다시 찾아가 마음을 달래고 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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